무너지는 제국 -미국


  ‘노인의 전쟁’ 시리즈로 유명한 SF작가 ‘존 스칼지’가 ‘무너지는 제국’이라는 새로운 스페이스 오페라를 선보였습니다. 존 스칼지는 토르 출판사와 10년 간 성인 및 아동 소설을 합해 13편의 작품을 쓰기로 계약하고 340만 달러를 받았다고 하네요. 노인의 전쟁을 읽은 게 얼마 전인 것 같은데 어느새 어마어마하게 성공한 작가가 된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340만 달러라… 네이버 환율계산기를 돌려보니 약 38억 원이라고 합니다. 로또 1등을 4번쯤 걸려야 하는 액수네요. 저한테 38억이 있다면… 가챠를 한번 원 없이 돌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가챠란 개미지옥은 38억 원이라고 해도 충분히 빨아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챠 게임의 정수라는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일본 매출액 같은 걸 보면 말도 안 나오더군요. 솔직히 페그오는 좀 재미없던데…


  우주에는 플로우라고 불리는 시공연속체가 있습니다. 이름은 거창합니다만 우주가 배경인 SF라면 반드시 등장하는 초광속이동 방식 중 하나라고 봐도 무방하지요. 기존의 시공간을 대체하며 강물처럼 늘어선 플로우의 입구에 적절한 선체 방어체계를 갖춘 우주선이 진입하면 실제 거리 상으로는 수십, 수백 광년 떨어진 플로우의 출구에 며칠에서 몇 달 안으로 도달할 수 있는 획기적인 이동 방식입니다. 상호의존성단의 수도 허브는 이 플로우의 흐름 중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반대로 엔드는 허브와 이어진 곳들 중 가장 긴 플로우의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최외곽 행성입니다.

  선대 황제의 혼외 자식이던 ‘카르데니아’는 황위를 물려받았어야 할 오빠가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여 본의 아니게 새로운 황제에 등극합니다. 그리고 대관식 도중 폭탄 테러에 휘말려 가장 친한 친구를 잃고 말지요.

  레이디 ‘키바’는 최고의 권력을 지닌 로고스 가문의 상속자입니다. 과일을 팔러 엔드로 온 키바는 엔드에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누명을 쓰고 가문의 재산을 압류당하지요. 겉으로 보기에는 엔드에서 일어난 쿠데타(엔드에서는 수년 마다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상적인 권력 투쟁)에 휘말린 것처럼 보이지만 키바는 그 뒤에 숨겨진 것이 더 있다는 사실을 눈치챕니다.

  쿠데타에 골치를 먹던 엔드의 대공은 측근 그레니의 조언대로 제국의 재무관리관인 제이미스 클레어몬트 백작에게 압박을 가합니다. 황제의 돈을 미리 당겨쓰고 싶다는 협박이었지요. 이를 거절한 제이미스는 아들 마르스를 엔드에서 빼내어 허브로 보내려고 합니다. 그레니는 마르스를 납치하는 등 수단을 가리지 않고 그를 엔드에 묶어두려고 하지요.

 플로우에 균열이 일어나면서 이 세 사람의 운명 역시 뒤틀려 하나로 엮이기 시작합니다. 정들었던 고향을 떠나 달아나는 마르스의 운명은 과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카르데니아는 작중 워낙 믿음직한 모습이라 무슨 일이 일어나도 괜찮을 것 같고 키바는 무서울 정도로 대차다보니 걱정할 필요가 없고. …마르스의 운명은 과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존 스칼지 세계관의 장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플로우라는 일종의 일방통행로로 이어진 성단은 황제의 치하에서 하나로 묶여 있지만 특정 종목의 무역을 독점하는 가문과 길드를 통해 끊임없이 경쟁하는 체제로 이루어져 있지요. 플로우는 인간이 쓰기 편하라고 펼쳐진 게 아니라서 인간이 살 수 없는 장소에 출구가 뚫려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당장 수도인 허브부터가 행성의 태양을 등진 부분을 파내고 지하에 지어졌지요. 그래야 간신히 사람이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곳들도 대부분 마찬가지라 지구처럼 닫힌 생태계 안에서 자급자족할 수가 없고 강제적 무역을 통해 생필품을 외부로부터 계속 받고 줘야 삶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교도소와 시스템이 비슷하네요. 교도소도 어느 곳은 무랑 배추를 재배하고 어묵을 만들어서 전국 교도소에 배포하지요. 다른 교도소는 또 다른 걸 만들어서 서로 나누는 식으로 하나의 시스템이 있어요. 일할 사람이 반드시 있고 뭐든 시켜야만 하니까 생긴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지요. 아무튼 여기까지는 여타의 SF와 비슷한 설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허나 작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러한 설정을 황제가 의도했다는 한 줄을 더 집어넣어 개성을 추가합니다. 상호의존성단은 무조건 서로 의존하도록 처음부터 배치한 것, 이라는 단서를 단 겁니다. 자급자족을 못한 게 아니라 안 하도록 꾸몄다는 점은 사실 냉정히 바라보면 명시하지 않아도 이야기(1권까지의)의 전개에 큰 무리를 주지 않지만 단 한 방울로 심플한 세계관이 독특한 맛을 내도록 만드는 절묘한 향신료이기도 합니다.

  인물도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존 스칼지의 등장인물들은 재치있으면서도 정신적으로 원숙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아니라 생물들이 많은데 무너지는 제국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카르데니아는 지혜롭고 속이 깊으면서도 발랄함이 살아있고 마르스는 상식적이고 성품이 올바르면서도 유머가 있습니다. 키바는… 굉장히 강렬하네요. 주도적이고 격정적이지만 상인답게 뒤에서는 쉴 새 없이 주판을 튕기는데 그럼에도 높은 자존심을 조금도 해치지 않는 도도함이 있어서 근사합니다. 어떤 시련이 찾아와도 씹어 먹을 것 같아서 좀 무섭기도 해요…

  1권이라는 점을 잘 살린 전개도 일품입니다. 시리즈의 첫 권은 세계관을 소개하고 주요인물들을 등장시키고 굵직한 사건도 하나쯤 선보이고 복선도 몇 가닥 깔아야해서 중구난방이 되기 십상인데 단 한순간도 가벼움을 잃지 않고 커다란 사건을 착착착 진행하는 동시에 세계관도 깔끔하게 소개하여 지겹거나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건 작중 엔드의 진짜 가치를 진작 깨달을 수 있게 해놓고선 별다른 조치가 이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지요. 플로우의 붕괴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초반에 제시했고 그 후폭풍 또한 중반에 이미 다 설명했으면서 대책은 왜 미적거린 건지 살짝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뭐, 2권을 내야하니까 어쩔 수 없었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존 스칼지의 작품다운 매력이 페이지마다 넘치는 작품입니다. 다각적인 전개가 이루어지지만 가볍고, 진지한 주제가 등장하지만 즐겁고, 무엇보다 등장인물들이 근사한, 새 시대에 걸맞은 SF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모든 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점도 새 시대답지요. 다각적이지만 모든 각도를 다 가볍게 접근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주제가 진지한데 왜 이렇게 즐겁나 싶기도 하고 등장인물들은 다들 농담을 하지 않으면 죽는 병에 걸렸나 싶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무너지는 제국이야말로 존 스칼지가 하나의 큰 시리즈를 10년, 20년 뒤에도 읽고 싶도록 만들 힘을 가진 작가인지 증명할 수단이라고 여깁니다. 노인의 제국은 시리즈 전체가 정공법을 택하지 않았다는 느낌이 강해서… 스타트는 아주 좋았으니 이제 시리즈를 이어갈 지구력이 얼마나 뛰어날 지 기대하겠습니다.






후미카 3차 SSR 외 기타등등 책 이외


  중국 휴대폰을 쓴다는 건 생각보다 힘든 일이네요. 백업을 잘 해뒀다고 생각했는데 글로벌 롬을 올리고 나니까 그간 찍어뒀던 사진들이 깔끔하게 사라졌습니다… 조카 사진은 다 누나도 가지고 있어서 괜찮은데 게임 스크린샷들이 전부 사라져서 너무 슬퍼요. 찍은 사진이라는 게 조카와 게임 딱 둘뿐인 건 어쩐지 부끄럽지만. 게다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구글 게임이 과한 친절함을 발휘하여 새로이 계정을 만들어줘서 1년 간 열심히 했던 클래시 로얄이 저장되어 있던 계정이 사라졌습니다. 안 돼… 깔끔하게 초기화된 휴대폰에 클래시 로얄을 깔고 켜니까 플레이 게임 아이디를 확 새로 만들더니 이제부터 여기 저장할게요! 라고 문구가 뜨던데 별 생각 없이 ‘튜토리얼 하기 싫어’라는 마음만 가지고 화면을 꾹꾹 누르다가 저도 모르게 OK를 골라서 기존의 계정이 날아가 버렸지요. 원래 계정의 이름을 알고 있다면 다시 찾을 수 있다는데 전혀 기억이 안 나요. 왜냐면 처음 플레이 게임 계정을 만들 때도 이런 식으로 구글이 알아서 만들고 이름까지 다 알아서 지어줬거든요. 기억하기 어려운 긴 이름이었다는 것밖에 모르겠어요. 결제 내역이라도 있으면 모르겠는데 과금을 안 했어… 과금을 안 해도 충분히 재미있었으니까… 천원 한 장이라도 쓸 걸. 이미 며칠이 지난 지금은 조금 마음이 진정되었습니다. 구글은 좋은 의도로 절 도우려고 그런 거고 계정 이름 하나 외우지 못한 제 책임이 크지요. 탓할 사람이 나 자신밖에 없어서 더 슬퍼…

  잘 하던 하스스톤도 클래시 로얄과 함께 접었습니다. 더 이상 로그인을 할 수가 없어서. 블리자드 계정으로 만든 한메일 계정이 몇 년 전에 해킹당해서 유명무실하고 휴대폰 번호는 진작에 바뀌었고 계정 보호를 위한 질문은 출신 고등학교의 이름이던데 몇 년 전의 내가 대체 무슨 답을 써놨는지 동인, 동인고, 동인고등학교, 동인 고등학교 모두 다 틀렸다고 나오고 아이핀은 예전에 쓰다가 피 본 경험이 있어서 절대로 안 쓸 거라고 다짐에 다짐을 거듭했는데 남은 방도가 아이핀 하나뿐이라 이럴 거면 됐다, 게임을 안 하고 말지… 라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스스톤 안녕. 그 동안 즐거웠어.

 하지만 글로벌 롬을 까니까 좋은 점도 많습니다. 우선 한글이고 심카드도 인식이 돼서 전화기로 쓸 수 있게 되었고 은행을 포함한 모든 앱들이 다 잘 되네요. 가격도 싸고. 몇 개월 지난 뒤 뜬금없이 성능이 뚝 떨어지거나 휙 사망하지 않는다면 다음에도 중국 휴대폰을 쓰고 싶어요.



 이제부터는 데레스테 이야기. 이미 며칠 지나긴 했지만 후미카 3차 쓰알이 나와 버렸네요. 그 바로 앞이 신데렐라 페스였지요. 요시노에게 큰 관심이 없었지만 패스에 60연차를 돌렸었어요. 평소라면 상상하지도 못할 격정적인 가챠질이었는데 그 이유는 쥬얼을 75000개 넘게 모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드디어 다 모았다는 흥분에 정신이 나가서 신 나게 가챠 버튼을 누르다보니 남은 쥬얼은 60025개… 괘, 괜찮아. 후미카가 나올 때까지 복구하면 돼. 라고 자신을 타일렀지만 후미카가 이틀 뒤에 찾아오리라고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더이다.




 그래도 뽑긴 뽑았습니다! 4만 쥬얼을 바치니까 나왔어요! 안 나왔으면 진짜 울었을 거야. 처음에는 국적 불명의 복장이 요상했는데 계속 보니까 예쁘네요. 양쪽의 색이 다른 스타킹 비슷한 무언가가 좋네요


 본디 세웠던 계획대로라면 후미카 3차가 나올 때 준비하고 있던 총알(쥬얼 75000개)을 전부 소비하고 그 과정에서 후미카 3차를 뽑은 뒤 천정을 뚫어 후미카 1차를 데려온다는 생각이었는데 한 순간의 경거망동이 계획 전체를 무너뜨렸네요… 사람은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에도 늘 겸허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1주년 이벤트에서 매일 10연차를 무료로 돌릴 수 있다기에 혹해서 밀리시타도 깔아봤습니다. 원래는 렉이 심해서 안 하려고 했는데 무슨 재주를 부린 건지 지금은 또 무난하게 돌아가네요. 최적화를 얼마나 한 건지 모르겠지만 신기합니다.


 가챠를 찾아 돌아다니는 중독자에게 매일 10연차의 유혹은 너무 매력적이더군요. 게다가 이틀째에 페스 아이돌 셋이 한꺼번에 나오는 놀라운 사태가! 이 이후로도 이틀에 한 번씩은 쓰알이 나와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냥 영업만 돌리고 있어요. 리듬 게임을 두 개나 하기엔 제가 너무 게으르네요.



이번에 얻은 교훈.


1. 늘 겸허하자.

2. 게임이 재미있다 싶으면 천원만이라도 과금을 해놓자.

2-1. 과금을 했으면 영수증은 꼭 챙기자.

3. 구글의 선의를 너무 믿지 말자.

4. 백업도 너무 믿지 말자.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