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무트 -유럽

교수님께서 책을 일년에 30권 읽는 아이를 칭찬해주셨어요. 그래서 저도 칭찬이나 한번 받아먹으려고 전 한 백권쯤 읽는다고 말했더니 이 한가한 놈, 이라는 말 밖에 듣지 못했어요. 그래요... 전 한가해요... 페르소나3도 클리어했는걸요...

 

이슬람교는 겉에서 보기에 대단히 이상한 종교에요. 하긴 겉에서 봤을 때 멀쩡한 종교가 어디있겠어요. 다들 하나같이 미치광이지요. 신이 존재하고 인간의 일거수일투족이 낱낱이 감시되고 있는데 그걸 또 좋아라 하는 사람들이 '신도'에요. 이상할 수 밖에요. 하지만 종교란 인간이라는 존재의 역사와 거의 늘 함께 했을 정도로 명줄이 길어요. 인간이란 쓸모없는 것에 엄청나게 야박한 생물이니까 그렇다는 건 종교란 무척이나 순기능이 뛰어나다는 걸 의미하겠지요. , 역기능은 역사책이나 뉴스, 신문에서 많이 보이지만요. 아무튼 세상에는 종교가 아주 버글버글한데 이슬람교는 그중에서 매우 특별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건 다 광신도들 덕분이지요. 이 광신의 문제는 사실 기독교도 천주교도 전혀 자유롭지 못해요. 천주교는 뭐, 역사에서 따져보면 아마 제일 사람을 많이 죽이지 않았을까 싶기도... 이 소설은 11세기 말이 배경이에요. 이스마일파? 이슬람에도 시아파니 수니파니 뭐 이런 게 있는데 교리야 약간씩 다르겠...지요? 잘 모르니까. 소설은 이슬람교 자살 테러의 기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제법 재미있어요. 이슬람교의 역사에 대해서도 공부가 되고요. 종교에 얽힌 야심과 권력욕, 사람의 욕심 등을 나름대로 절묘하게 엮은 것 같아요. 페이지가 꽤 되지만 정말 쉴 새 없이 읽어내려갔지요. 게다가 1938년에 쓰인 소설이라고 해요.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유행을 하...? 슬슬 끝물같지만 아무튼 인기있는 팩션의 형태를 완벽히 갖추고 있는데 알고보니 아주 오래된 소설이었어요. 게다가 이슬람 자살 테러의 피크도 2000년대니까 아주 시간을 앞선 셈이지요. 이슬람교 하니까 말하는 건데 순교자에게 주어지는 천국이라는 게 아무리 성행위를 해도 처녀인 여성 몇 명에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니... 여성순교자에게는 훈훈하게 생긴 키 큰 남자에 끊임없이 디저트가 나오는 오븐... 같은 것일까요? 여성순교자에겐 뭐 준다, 이런 말 없겠지요. 쯧쯧. 참 마초스러워요. 좋다면 너무 좋은 선물이지만 하찮다면 너무 어처구니없는 보상이지요. , 제가 보기엔 한없이 한심하지요. 하지만 소설의 후반에 그 시대의 유행(?)대로 관념론으로 빠져들어요. 사실 이해할 수도 있는 부분이에요. 관념에 빠지는 과정이 어떻게든 설득력을 제공하기는 한다고 봐요. 그러나 소설의 전개 과정이 빠르고 힘이 있으며 자세해요. 그러니 마지막까지 확실했어도 충분히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넌 내 맘 알지? 같은 마무리는 참... 어찌보면 가치가 없지요.

'히잡'의 경우 그걸 쓰고 있으면 여성으로서의 권리가 존중된다는 사람도 있고 여성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사람도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자기들 마음대로 쓰든 말든 마음대로 했음 좋겠다는 입장이지만 종교가 그렇게 널널하면 또 안 좋아요. ...안 좋겠지요? 사실 어딜봐도 얼굴을 칭칭 감고 있는 게 인권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요. 그래도 좋다는 사람들의 말도 일리는 있거든요. 사물을 보는 관점은 늘 두 가지가 존재한다는 말은 무척 낡아 보여요. 그딴 식으로 말을 해버리면 그 어느것에도 좋고 나쁨을 정할 수가 없지요. 그래도 한쪽만 보는 눈 역시 너무나도 위험해요.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욕심쟁이에 이기주의자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세상을 사는 건 너무나 어려운 일이에요. 신념이라는 축을 세우지 않으면 편하고 한심한 인간이 되고 축을 세워도 이기주의자에 폭군이 되기 십상이지요. 그렇다고 축을 세워놓고 이리저리 옮겨다니면 대체 왜 힘들게 이걸 세웠나, 회의가 들어요. 그래도 존재하는지 알지도 못하는 천국을 미끼 삼아 남을 죽이면서 너도 죽으라는 건 교리가 아니라고 봐요. 코란에도 그런 말은 없을 거라 믿어요. 부자가 천국 가는 게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 보다 힘들다고 하지만 그걸 이미 부자인 사람에게 퍼주라는 말도 아니겠지요. 신앙이란 역시 냉정해야 더욱 빛이 날 거에요. 알라무트를 읽으면 알게 되니까 좋은 소설이에요. 하지만 마무리는 아쉬워요.



덧글

  • 카방클 2012/07/13 22:17 # 삭제 답글

    맛갈나는 리뷰였습니다. 잘 읽고갑니다.
  • 정윤성 2012/07/13 23:01 #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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