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듀본의 기도 -일본

이사카 코타로는 가장 제가 쓰고 싶은 글의 형태를 구현하고 있는 작가가 아닌가 합니다.

현실과 비현실 간의 얇으면서도 깊은 간극을 자유로이 사용하며 결국 하고 싶었던 이야기로 멋지게 안착하는 모습은 참으로 동경하게 되지요.

제가 읽은 그의 소설은 '러시 라이프', '마왕', '오듀본의 기도', '골든 슬럼버' 이 네 가지인데요, '중력 삐에로'는 이상하게 손이 가지 않더군요.

가끔씩 읽으면 무척 재미있을 게 확실한데도 손을 뻗을 수 없는 때가 있습니다. 스스로도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요. 허나,

책이란 세상에 이미 엄청나게 많으니 다른 곳에 얼마든지 손을 뻗을 수 있어서 그다지 고통스럽지는 않군요. 좋아한 게 책이라 다행이에요.

한가인을 좋아했으면 전 얼마나 피눈물을 흘렸겠어요? ...비유가 좀 이상한듯.
우측에서 좌측으로 읽도록 해요.


뭐, 이런 느낌이라고 할까요. 저것보다는 덜 심하긴 하군요. 맛난 음식도 필요하니까요... 히스토리에는 너무 재미난 만화 같아요.

'마왕'의 경우에는 뒷 이야기가 만화로 나왔다는 소문이 들려오던데 꼭 보고 싶긴 하네요. 소설은 '자, 우리들의 모험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로 끝난 기분이 들어서 말이지요. 깔끔하다면 깔끔한 마무리였긴 한데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 거지요.

'오듀본의 기도'에서 이 '오듀본'은 실존했던 인물입니다. '존 오듀본'이라는 조류학자였지요. 간혹 이렇게 실제 인물을 따오는 소설이

있는데 진짜로 실제 인물을 꺼내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실제 인물인 척 하고 따오는 경우도 있지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였나? 에서 타자기가 부숴질 정도로 많은 글을 쓴 작가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작가는 실존 인물처럼 나오지만 사실은 그런 사람 없지요.

타자기가 부숴질 정도로 많이 타이핑을 하려면 열 손가락 관절염은 기본일듯. 관절염 무서워요. 무서워.

'오듀본의 기도'는 사실 소설만 착착 뜯어볼 때 미흡한 면이 없는 게 아니에요. 미흡한 면이 있습니다! 라고 쓰지 않고 없지는 않다고

완곡하게 쓰고 있는 저를 보니 작가에의 애정이 스스로 느껴지네요. 아무튼 캐릭터에 대한 비중 조절이 적당하지 않은 모습도 보이고

완벽하게 빈틈이 없어 보이는 이야기지만 은근히 쉽게 빈틈을 찾을 수 있는 등 약간의 아쉬운 부분이 눈에 보이기는 하는데 그래도

너무 재미있어요. 재미있으니 괜찮아! 라고 세상의 중심에서 외치고 싶어요. 허나 에어즈 락에는 파리가 너무 많아서 가기도 싫고

입을 벌려 소리를 치기도 싫어요. 게다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소설은 사실 재미도 없잖아요? 영화도 재미없고.

제일 마지막에 나오는 귀여운 반전 또한 '오듀본의 기도' 에서 높게 치고 싶은 부분이에요. 아... 날이 너무 추워서 키보드의 손가락이

얼고 있어요. 보일러가 동파했거든요. 더러운 보일러... 더울 땐 마음대로 켜지고 추울 때는 지가 제일 먼저 쓰러지다니...

제가 사는 원룸은 갓 만들어져서 보일러 라인이 지 멋대로 이어졌었어요. 여름에 그걸 확인하지도 않고 아직 빈 방의 보일러를 확인한다고

켜놓고는 직원이 룰루랄라 떠나갔는데 그 방 보일러가 사실은 제 방이랑 연결이 되어 있었던 거에요! 학교에 갔다오니 이상하게 방이 따뜻해서

흠, 뭘까? 했다가 날이 더워서겠지? 라는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결론을 내리고는 방에서 데굴데굴 지냈는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바닦만 뜨거워! 근데 집 주인 아주머니는 집에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아! 어디에 호소할 수도 없이 사흘 간 불타오르는

나날을 보냈었지요... 그 날이 그리워요. 난 추운 거보다 더운 게 더 좋은데... 뭐, 여름이 되면 바뀔 말이지만요.

보일러를 그래서 제 희생에 힘입어 다 고쳤어요. 그럼 뭐해요? 지금 동파했는데. 흑.

'오듀본의 기도' 에는 많은 풍자적인 요소가 있어요. 그치만 손이 시려서 작가에의 애정조차 식어가고 있는 판이니 언젠가 날을 잡아서

길게 길게 감상문을 쓰고 싶어요. 날이 풀리거나 보일러가 몸조리를 좀 끝내거나 그럴 때쯤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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