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8, 우연히 - 처음부터 답은 하나였는데... -미국


재미있는 소설이었습니다. 저는 블로그에서 자신을 단련된 독자라 칭하며 은근슬쩍 잘난 척을 하고는 했지만 사실 150~200페이지 정도

읽으면 집중력이 분산되서 잠시 쉬거나 다음 날로 넘기는 편인 별로 안 단련되고 산만한 독자인데 이건 근 600페이지를 거의 단숨에

읽어내려갔으니 소설 자체가 꽤나 흡입력이 있는 편입니다. 저자인 '존 버든'은 광고계에서 제법 성공한 사람으로 어느 날 문득 광고

카피가 아닌 진짜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에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합니다. 광고 카피가 딱히 가짜 글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현직 경찰인 자기 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 쓴 이 데뷔작은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는군요. 쳇, 어쩐지 다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 소설로도 성공을 하니 마음에 안 드네요. 이 찬란한 소심함에 스스로 눈이 부실 지경입니다. 아, 대범함으로 빛나고 싶은데...

하긴, 어떤 분야에서 성공을 했다는 건 어느 정도 추진력이나 성실함이 이미 갖추어진 인물이라는 의미라고 볼 수도 있겠지요. 아, 나도

추진력과 성실함이 필요한데. 편의점에서 팔지를 않네... 역시나 편의점에서 안 파는 게으름은 나도 모르는 새 한 가득 장만했는데.


책은 은퇴한 뉴욕 경찰 '데이브 거니'에게 옛날 대학 동창이 찾아와 의문의 편지를 받아서 불안해 죽겠다고 상당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주인공 성인 '거니'를 볼 때마다 '이건희' 회장이 생각이 나서 조금 힘들었지요... 주인공이 수사한다고 여기저기 돌아다닐 때마다 이건희

회장이 돌아다니는 게 연상이 되서 꽤... 힘들었어요... 회장님께서 워낙 인상깊은 외모를 갖추셔서리. 어쨌든간에, 그 의문의 편지는

'나 네가 무슨 과거에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다 알아, 널 다시 봤는데 화가 났어, 내가 뭔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그럼 1부터 1000까지

중 아무 숫자나 생각해봐, 생각했어? 그럼 딴 봉투를 열어봐.' 그래서 다른 봉투를 여니 '니가 생각한 숫자 658이지? 난 너에 대해 다 알아.'

라는 요상망측한 글이 좀 더 고상하게 적혀있었습니다. 그런데 친구는 정말로 658을 연상했었지요. 그 사실에 겁을 먹고 왕년에 유명한

형사였던 주인공을 찾아온 것입니다. 거니는 경찰에 알리라고 말하는 한 편, 그 자신도 편지에 대해 조금씩 조사를 하지만 그만 그 와중에

친구는 살해당하고 맙니다. 살해된 방법 또한 협박 편지처럼 괴상하기가 짝이 없는데 알고 보니 같은 방식으로 죽은 사람이 몇 명이나

더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마음을 읽는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회장... 아니, 전직 형사 거니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리고 대체 범인은

어떻게 피해자의 마음 속 숫자를 읽어낸 것일까요?


...처음에는 몇 가지 가능성을 떠올렸습니다만, 소설 속에서 하나씩 제외를 해줍니다. 그래서 딱 하나의 가장 단순한 답이 남았는데

그걸 300페이지가 가도록 등장인물들이 알아차리질 못해서 좀 답답하더군요. 상식적으로 딱 하나만 말이 되는데, 왜 그걸 모르니...

범인이 아주 설렁탕을 떠다 먹여주고 있는데 왜 그걸 못 먹어... 어쩐지 오늘 운수가 좋더라니... 응?

주인공을 섬세하게 조형했다는 게 마음에 들더군요. 일 중독자인데 은퇴를 해서 적응을 못하는 모습이나, 그렇게 싫어하던 아버지와

어느새 똑같아진 자신을 보고 괴로워하는 모습 등이 괜찮았습니다. 묘사에 있어서는 작가 자신만 알 법한 방식을 가끔 쓰지만 갓 데뷔한

것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글 자체도 그리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후반부에 들어 이야기의 긴장감이 좀 분산되는 경향이 있지만 초중반까지

아주 잘 끌어왔다고 보여지고요. 단점은 앞서 말한 단순한 숫자 맞추기의 비밀을 너무 질질 끈 뒤 공개했다는 것 정도 외에는 그리 많지

않고 장점은 많은 재미있는 소설이라고 보여집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을 할 수 있느냐고 물으면 좀 미묘. 책 뒷 표지에 적힌대로

'올 해 딱 한 권의 책만 읽을 수 있다면 바로 이 소설!'이냐면 그건 정말이지 아니라고 하고 싶네요. 그냥 괜찮은 수준의 범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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