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의 살인 -일본

 도서관의 살인은 작가 아오사키 유고의 세 번째 장편 소설이자 우라조메 덴마 시리즈 네 번째 작품입니다. 시리즈의 첫 번째와 두 번째 작품인 체육관의 살인, 수족관의 살인은 국내에도 번역이 되어 출간 된 상태이나 14년에 나온 단편집 가제가오카 오십엔 동전 축제의 비밀은 아직 번역되지 않았습니다. 도서관의 살인 중간중간에 가제가오카 오십엔 동전 축제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씩 나오긴 하는데 읽는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지장은 없지만 아쉬움은 있는 정도더군요.


 작가 아오사키 유고는 대학 입학 후 미스터리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두 번 가량 라이트노벨 공모전에 응모하나 탈락합니다. 라이트노벨이라기보단 미스터리에 가깝다는 말을 들은 작가는 본격 미스터리인 체육관의 살인을 쓰게 되고 일본 최고의 권위를 지닌 추리소설 신인상인 아유카와 데쓰야 상을 수상합니다. 체육관의 살인 이후 약 1년 주기로 꾸준히 우라조메 덴마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으며 15년에는 염원하던(?) 라이트노벨 언데드 걸, 머더 파스(アンデッドガール・マーダーファルス)’도 출간합니다. 언데드 걸, 머더 파스는 괴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19세기를 배경으로 괴물이 벌인 사건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탐정 輪堂鴉夜(린도 아야)’의 활약을 그린 작품이라고 하는군요. 벌써 만화로도 나오고 있다고 하니 인기가 괜찮나 봅니다.

 

 학교 체육관에서 살인이 벌어지고 인근 수족관에서도 살인이 벌어지고 이번에는 공립 도서관에서도 살인이 벌어집니다. , 살인이라는 게 장소를 가리지 않긴 하지요. 피해자는 도서관을 즐겨 찾던 대학생 시로미네 교스케. 교스케는 우습게도 저명한 인물 923명 임종 상태를 모아서 정리한 책인 야마다 후타로의 인간 임종 도감에 맞아 죽었습니다. 맞아 죽기에 더없이 적절한 책이군요. 교스케는 놀랍게도 죽어가면서 다잉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라는 글자를 손가락으로 쓰다가 죽은 것이지요. 게다가 근처에 떨어진 책 무선조종 형사에도 다잉 메시지를 남겨 놓았습니다. 무선조종 형사의 주인공 구가야마 라이토의 얼굴에 피로 동그라미를 친 거지요. 구와 구가야마 라이토,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 중 한 명의 이름이 구가야마 스구루였지요. 모든 증거가 구가야마 스구루를 지목하는 상황일까요? 다잉 메시지란 원래부터 신뢰하기 어려운 증거인데다 죽어가던 교스케가 구가야마가 나를 죽였다고 써야지! 라고 생각해 구까지 썼다가 아니, 이게 아니야. 다 쓰기 전에 내가 죽겠어! 라고 마음을 바꿔 마침 옆에 있던 무선조종 형사의 표지에 새로 다잉 메시지를 남겼다고 보는 것은 너무 비상식적입니다. 어쩌면 둘 중 하나는 범인의 조작일 수도 있고 또 어쩌면 둘 다 범인의 조작일 수도 있는 상황. 수사 책임자인 센도 형사는 울며 겨자먹기로 명탐정 우라조메 덴마를 소환합니다.

 

 도서관의 살인의 가장 큰 특징은 파격과 클래식한 추리소설의 정석이 맞물려 있다는 점입니다. 데뷔작에서부터 작가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고풍스러운 스타일을 고수합니다. 철저하게 논리로 이루어지는 추리와 성실한 단서의 공유 그리고 정석적인 구성을 견지하지요. 헤이세이 엘러리 퀸이라는 별명답게 약 90년 전의 스타일을 구사하고 있는 겁니다. 작가의 소설들이 낡은 느낌이 나지 않는 이유는 캐릭터에 있지요. 오타쿠 탐정 우라조메 덴마가 등장하여 각종 애니메이션과 만화 이야기를 쉴 새 없이 늘어놓는 덕에 생긴 가벼움이 작품 전체를 감싼 진중함을 너무 무겁지 않게 조절합니다. 사실 데뷔작인 체육관의 살인에서는 등장인물의 가벼움과 사건 간의 조화가 아주 잘 이뤄지지는 않았어요. 우라조메 덴마는 너무 오타쿠임을 내세우고 있어 오히려 오타쿠보단 그저 호사가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았고 조연인 하카마타 유노 등은 존재감이 부족했지요. 허나 이러한 문제는 수족관의 살인에서부터 생긴 캐릭터의 깊이 덕분에 점점 나아졌고 이번 도서관의 살인에서는 우라조메는 물론이고 조연들도 다들 제법 매력이 뽐내고 있어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아리사 귀여워요도서관 소녀라니 너무 좋아. 다음 권에서도 나와줬으면아니, 아리사 스핀오프가 만들어져도 좋을 거 같아. 출판사의 살인이라는 제목으로 자기가 쓴 소설을 들고 출판사를 찾은 아리사가 살인사건에 휘말려 얼떨결에 탐정 역할을 하게 된다는 내용이면 정말하아생각만 해도 너무 좋다.

 구성은 제법 재기발랄합니다. 다잉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더니 정작 탐정은 이런 거 아무런 가치도 없다고 단언해버리지요. 수족관의 살인에서는 많은 용의자들 중 범행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을 하나씩 추려내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는데 이번에는 정반대로 용의자 중 단 한사람만을 찍었다가 취소하고 전체 용의자들 중 범인이 없다는 말을 하며 흥미를 불러일으킵니다. 전작과 같은 식으로 조사를 했지만 범인 색출 과정이 반대되는 점이 재미있네요. 몇 가지의 수수께끼가 겹쳐 있는 점도 근사합니다. 2층에는 시체가 있고 시체는 다잉 메시지를 썼고 1층에도 피웅덩이가 있는데 시체의 피가 아니더라는 식의 겹쳐지는 서로 다른 수수께끼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도서관답게 책에 관련된 비밀까지 함께 엮은 점은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앞서 이 소설을 파격적이라고 했는데 어느 부분이냐면 범인과 동기입니다. 정말 논란이 될 법한 부분이더군요. 사실 추리소설의 대부분은 살인을 주된 사건으로 다루기 때문에 장르 내에서 인권은 기본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게다가 퍼즐 미스터리에서 사람을 죽이는 이유가 자닌 위치는 상당히 낮습니다. 소설의 등장인물들을 죽이기 위해서 퍼즐과 트릭을 만들었다고 범인은 외치겠지만 대개의 작가들은 트릭을 먼저 떠올리고 이야기를 맞춰나가니까요. 트릭이 복잡하고 어려울수록 이야기 또한 성기게 얽혀서 어색한 티가 납니다. 때문에 트릭을 위해 죽어야 하니 등장인물의 인권은 없는 셈이나 마찬가지지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한테 옷걸이를 던진 게 화가 나서 죽이거나 그러면 좀 실소가 나긴 합니다만. 도서관의 살인에서 작가가 고른 범인은 꽤 충격적입니다. 게다가 동기도 놀라워요. 설득력이 부족한데 조금 달리 생각하면 정말로 부족한 건가? 라는 의문이 따라오지요. 에이, 이건 소설인데 왜 그래~ 라고 하면서도 말이 안 되는 건만도 아니잖아, 라는 찝찝함을 슬쩍 붙여서 독자들을 은근하게 설득합니다. 게다가 이 찝찝함이 소설의 마지막 장 에필로그는 제외 까지 끈질기게 유지된다는 점에서 작가의 역량이 예전보다 훨씬 올랐다는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물론 이건 제가 좋게 해석한 결과물이고 작가가 단지 동기 자체에 관심이 없어서 생긴 결과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서 두 권을 떠올려보면 후자의 가능성도 제법 높아서

 시리즈로써의 안정감을 갖췄고 재미는 여전합니다. 아리사는 귀엽고 나머지 등장인물들도 좋네요. 장점을 유지한 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서 좋습니다. 단편집도 얼른 나오길 바랍니다.



덧글

  • WeissBlut 2016/07/29 03:16 # 답글

    캐릭터 조형은 괜찮았지만 추리소설로서는 조금 아쉽지 않았나 싶습니다. 시리즈물로서는 마음에 들었지만 텐마와 유노의 만담 요소가 줄어든게 아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읽은 것 중에서는 수족관이 제일 만족스러웠네요.
    동기는 아마 작가가 철저한 퍼즐 미스터리로서 동기에 별로 비중을 두기 않기 때문에 그런것같기도 하고, 덤으로 우라조마 텐마라는 캐릭터의 성향을 보여주기 위해서 더더욱 그런 쪽으로 몰고간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범인의 동기는 어디까지나 텐마의 "추측"으로서만 제시될 뿐 범인의 입에서 확답되지 않으니까요. 작중에서도 사람의 심리같은 건 전혀 모른다는 부분을 잊을만하면 은근슬쩍 보여주죠.
  • 정윤성 2016/07/29 08:53 #

    다양한 단서에서 다양한 진실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고구마 뿌리 뽑듯 하나에서 주르륵 꺼내는 점이 독특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식의 추리도 나쁘지 않다고 여겼지만 진실이 여기저기서 하나씩 터져나오는 맛이 부족한 건 역시 좀 아쉽지요. 덴마와 유노에게 쏠렸던 비중이 준 건 늘어난 캐릭터들을 위해 좋은 일이지만 두 사람이 투닥거리는 것도 줄어든 건 저도 아쉽더군요. 그치만 저는 아리사가 나왔으니 다른 사람따윈 상관없어... 인 상태라서^^;;
    동기에 대해서는 WeissBlut의 말씀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사람 마음을 모르는 게 약점이라고 인정하는 장면까지 나오니까요. 허나 작가가 완전 초짜도 아니고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인 상태인데 각오를 굳히고 질러야 하는 일을 저지른 느낌이라 "나니까 이런 게 가능하다"는 패기가 섞였다고도 여겨집니다. 전 꽤 마음에 들었어요.
  • watermoon 2016/07/30 16:39 # 답글

    엘러리 퀸 단편에서도 가짜 다잉메시지가 나와요
    2월 29일이 생일인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하기 위해
    2월 탄생석을 손에 쥐어줬는데 사실 다른 사람들은 다 생일이 3월인지 알고 범인만 2월인걸 알고 가짜 다잉메세지를 만들어서 들킨다는 내용
    엘리리 퀸이 도대체 다 죽어가는 사람이 다잉메세지를 남기는것 말도 안된다고 해서 속이 시원했어요 ㅎ ㄹ
  • 정윤성 2016/07/30 20:31 #

    아, 뭔지 기억이 날 것 같아요. 엘러리 퀸의 모험에 수록된 단편이었던가... 어라, 기억이 안 나네요;;;
    죽는 순간에는 주마등처럼 생의 기억이 밀려온다고 하는데 생각해보면 다잉메시지는 불타는 의지력으로 에잇! 주마등 따위 다 필요없어! 메시지 남기는 게 먼저야! 라는 거니까 좀 무섭네요. 현실성도 하나 없고ㅎㅎ
    피해자가 죽은 줄 알고 범인이 떠났는데 알고보니 피해자가 살아있으며 게다가 생각보다 당장 죽을만큼 다친 것도 아니라서 냉정히 상황을 파악할 여유가 있는 상태지만 구조의 요청은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범인이 누구인지 또렷하게 알고 있을 때, 같은 상황에서나 간신히 가능하려나요.
  • 꺄꺄 2016/08/08 22:58 # 삭제 답글

    이야기 흐름이 능수능란해서 좋더라구요. 개인적으로 동기는 은근히 이해가 가서 전 나쁘지 않게 읽었어요. 전작인 수족관은 배경?이라고 해야하나 수족관 구조라고 해야하나 여튼 그런게 너무 어지러워서 도대체 누가 어떻게 죽었다는거야... 하고 쩔쩔 맸는데 도서관은 훨씬 간결해서 이해하기가 쉬웠습니다(..) 캐릭터나 이야기가 매끄러워진게 장점인데 이 지점에서 왠지 호불호가 좀 갈릴것 같더라구요. 추리소설로서의 순수한 재미는 약간 떨어진달까.. 하는 느낌입니다ㅋㅋ
  • 정윤성 2016/08/09 12:54 #

    체육관과 비교하면 이야기를 다루는 솜씨가 정말 많이 늘었지요. 동기는 저도 괜찮게 생각합니다. 충격적이긴 하지만 뭐, 있을 법 하지요.
    말씀대로 요즘은 무대가 복잡한 추리소설이 별로 없는데 수족관은 유난히 복잡했지요. 1층, 2층에 전용 복도에 이것저것... 지도가 있긴 했지만 어지러웠어요. 괜히 요즘 점점 사라지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이나 대저택 같은 게 배경이었을 땐 어떻게 읽었나 모르겠어요.ㅎㅎ
    저도 캐릭터의 비중이 늘어나서 순수 추리소설의 재미는 좀 줄었다고 봐요.추리랑 상관없이 자기들끼리 재밌게 노는 경우가 늘었죠. 이건 이것대로 좋다고 보는 쪽이지만 앞으로 점점 추리와 캐릭터 간의 밸런스를 맞추는 문제가 커지겠지요. 저는 아리사만 계속 나오면 아무래도 상관없... 헤헤헤.
  • LionHeart 2016/10/24 22:25 # 답글

    아리사의 출판사의 살인이라니 ㅎㅎ 저도 기대가되는군요. 작가님께 메일을 보내 제발 좀 써달라고 하고 싶어질 정도네요.

    저는 정윤성님을 비롯한 위의 다른 분들과는 반대로 동기 부분에 대해 크게 만족하지 못한 독자 중 한명입니다. 사건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납득할 수가 없더군요. 퍼즐, 트릭을 위해, 그리고 충격적인 진실이라는 임팩트를 위해서 억지로 설정된 인물같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의 설명과 진실의 폭로도 없었다는 불친절함 때문에 아쉬움이 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드라마와 퍼즐의 균형이 조정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역시 다음 권을 기대하게 만들더군요. 퍼즐 풀이는 확실히 재미있었습니다. 덴마의 과거라는 떡밥도 던져져서 갈수록 흥미로워질 것 같네요 :)
  • 정윤성 2016/10/24 23:34 #

    진짜 써줬으면 좋겠어요. ㅎㅎㅎ
    이 소설에서 나온 범행 동기를 다들 만족하면 그게 더 이상할 것도 같습니다. 지나치게 파격적이기도 하고 이해하기 힘들기도 하지요. 그럴 수도 있어... 와 그럴 수도 있나? 의 사이에 작가가 스스로 몸을 던진 것이나 마찬가지니 LionHeart님처럼 이게 말이 되는 거야? 라고 생각하는 독자도 반드시 있어야 하고 또 좀 더 세련되고 발전하기 위해 작가에게 반드시 필요한 독자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말씀대로 드라마와 퍼즐의 균형은 확실히 고칠 부분이 있다고 저도 생각해요.
    덴마도 그렇고 등장인물들이 점점 구색을 잘 갖춰 나가고 있지요. 저도 얼른 다음 권을 읽고 싶습니다.
  • 우유짱 2017/08/26 04:20 # 삭제 답글

    항상 리뷰 잘 읽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윤성님 리뷰로 이 시리즈 처음 접하고 애정하고 있는 독자랍니다!
    말미에 언급하신 단편집이 얼마전에 국내에 출간됐던데 혹시 읽으셨나요?
    전 조금 전 다 읽었는데.. 제가 느낀 거랑 비슷할지 윤성님의 리뷰가 궁금하네요. ㅎㅎ
    단편집 리뷰도 언제 시간나실 때 부탁드려요~
  • 정윤성 2017/08/26 22:12 #

    앗 저의 부족한 글이 계기가 되었다니 엄청 기쁘네요! 헤헤헤.
    가제가오카 50엔 동전 축제가 출간된 건 얼마 전에 알았어요. 곧장 도서관에 신청을 하려고 했는데 이미 누가 먼저 해서 슬펐지요... 신청한 사람한테 제일 먼저 빌려주거든요. 제일 먼저 읽고 싶은데! 나보다 먼저 신청한 그 부지런하고 성실하며 소설을 읽는 안목이 뛰어난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요? 너무 부러워...
    아무튼 읽게 되면 곧장 감상문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 비탄 2020/05/05 23:43 # 삭제 답글

    리뷰 잘 읽었습니다!!!한가지 궁금증이 있는데요 그 432쪽부터 433에 [자물쇠의 별나라]가 현장에서 사라진 이유에 대한 부분이 나오는데 [자물쇠의 별나라]의 범인이 피해자의 모친인 것과 그이름에 구가 들어가는게 사라진 이유랑 어떤연관이 있는건지 윤성님의 해석을 들을 수 있을까요?
  • 정윤성 2020/06/17 17:19 #

    답글이 늦어 죄송합니다ㅠㅠ 한달 넘게 지났네요ㅠㅠ 변명입니다만 비탄님의 댓글 자체는 진작 읽었어요. 누설이 될 것 같아서 작성자에게만 보이는 비공개 답글을 다는 방법을 찾다가 안 보여서 어디 갔지? 어디 갔지? 하다보니 기억이 휘발되어서리...
    구는 피해자가 남긴 다잉메시지입니다. 구... 까지만 적고 힘이 다해서 죽었고 범인은 다잉메시지의 정체를 눈치채고 자물쇠의 별나라를 가져가고 새로운 다잉메시지도 조작했지요. 즉, 범인도 이미 자물쇠의 별나라를 읽었다는 말입니다. 구ㅇㅇ 이라는 이름의 사람이 자물쇠의 별나라에서 범인이자 피해자의 모친으로 나온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는 거지요. 범인의 경우 작품 중간에 피해자와 가끔 같이 도서관을 가기도 했다는 말이 나오고 시력이 안 좋다는 말이 나오는데 도서관 사서들은 책을 좋아해서 다들 눈이 나쁘다는 식의 표현이 나오기도 해요. 범인도 눈이 나쁘니 책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 자물쇠의 별나라를 기꺼이 읽을 사람, 같은 뉘앙스를 살짝 넣어놨다...고 우길 수 있는 부분이지요.
    사실 이 작품에선 범인과 범인의 동기, 범인이 자신의 정체를 숨기는 방식 간의 괴리가 커서 호불호가 많이 갈려요. 저는 좋지만 말이 안 된다고 하는 독자들도 많아요. 그 말도 일리가 있고요. 비탄님 덕분에 이 작품을 다시 읽게 되었는데 새삼 참 문제작이구나 싶고 그 때문인지 작가가 후속작을 안 쓰고 있어요... 16년 이후로 우라조메 덴마 시리즈는 단편 하나만 나온 상태입니다. 다른 시리즈를 두 권 쓴 걸 보면 일을 쉬는 건 아닌데... 얼른 다음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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