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그 - 지성인을 위한 해양 과학소설 -미국


  지성인을 위한 해양 과학소설 '메그'를 읽었습니다. 7천만 년 동안 대양을 지배했던 바다의 제왕이 나오는 소설이지요.



 ‘메가로돈’ 영화의 개봉 소식을 듣고 오직 이 이미지를 한번 써보고 싶어서 읽었어요. 지나치게 우쭐대야지! 하고요... 아무튼 초등학생 땐가 중학생 때 이미 읽긴 했는데 당연하게도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더군요. 꽤 재미있었던 것 같긴 해, 라는 막연한 인상을 가지고 한 3주 전쯤에 다시 읽었는데 너무 재미가 없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원래 이렇게 엉망이었나? 싶은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7천만 년 동안 대양을 지배했던 바다의 제왕 메가로돈 씨가 주식인 고래 대신 간식인 서퍼들을 바닷물이랑 같이 호로록 마시는 것까진 좋았지만 주인공을 위시한 다수의 등장인물들이 보여준 행동들이 워낙 하나같이 우당탕이라서 전개도 우당탕탕 요란하기만 하다가 덜컥 끝나서 좀 허무했어요.


 뭐, 그런 건 아무래도 좋고 중요한 것은 97년도의 장르소설 번역 출판본이 가지는 매력이 메그에 가득 담겨 있더라는 것이지요.



 이미 표지에 적힌 지성인을 위한다는 문구에서부터 그리움을 물씬 느꼈는데 첫 페이지를 펼치자마자 나오는 공룡학 전공 척추고생물학 박사 이융남 씨의 공룡시대와 메갈로돈! 세상에, 이런 서문 정말 오랜만이야. 이런 거 너무 좋아… 오직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웹툰의 이미지 한 장 써보려고 잡은 책이었는데 처음부터 제 추억과 취향을 저격했습니다. 예전엔 별로 필요도 없는데 논문이나 전문가의 견해를 발췌한 서문과 후기가 많았어요. 장르소설이 단지 취미로 읽고 마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지적이고 고상하며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어필을 하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이 생존을 위한 몸부림 같아 안쓰러우면서도 재미있었지요. 만화책이 불타 사라졌던 것처럼 같이 불탈 거라고 걱정이라도 한 걸까요? 어느 순간 싹 사라졌지만 2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지적인, 과학적인, 상상력을 자극하는, 논리적인, 영재를 위한 같은 문구가 장르소설의 표지에 덕지덕지 붙어 있었지요. 어릴 적의 저는 그걸 보며 우리 엄마도 이런 말도 안 되는 헛소리에 속아야 하는데, 하며 속을 졸이기도 했지요. 어머니께서 소설에 대해서는 가끔씩 속아주곤 하셨는데 오락실에 붙은 두뇌 개발이란 문구에는 전혀 넘어가지 않으시더군요. 오락실 갔다고 맞기도 많이 맞았는데…


  영화를 위해 굳이 다시 읽을 필요성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메그입니다만 오랜만에 그 시절의 추억이 되살아나서 참 좋았습니다.





덧글

  • 포스21 2018/08/22 10:04 # 답글

    크크 저도 20년 쯤 전에 읽긴했는데 뭔내용인지는 거의 기억안나네요. 그나마 나무 위키에 소설 내용 소개를 보고 기억이 조금 난 정도? 그리고 저거 미국에선 인기 있었는지 후속작이 4권인가 더 나왔더군요.
  • 정윤성 2018/08/22 21:34 #

    네 저도 별 생각없이 검색했다가 후속작들이 그렇게 많은 걸 보고 좀 놀랐습니다. 소설 마지막에 새끼 한 마리가 살아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긴 하던데 걔가 새끼를 엄청 열심히 낳았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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